전 시 명 : New Landscape

참여작가 : 이세현, 장승효

전시일시 : 2010년 10월 1일 – 10월 31일

관람시간 : 11:00am~06:00pm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31-2 salon de H

New Landscape은 “새로운 풍경”이 만들어지는 배경에 대해 묻는다. 이세현의 레드 페인팅과 장승효의 사진 꼴라쥬를 바라보며 피상적으로 풍경 자체를 읽어내는데 그쳐서는 안된다. 이미지를 넘어 그 풍경이 그렇게 보일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장치들을 발견해야 한다. 이는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층위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되어 새로운 맥락들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이세현의 풍경은 도발적이다.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폭격 사건에서 다시 증폭된 “빨갱이”에 대한 반감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남북의 이념 대립이 해소되지 않는 한국사에서 빨강은 불손한 색이다. 군복무 시절 야시경으로 바라본 북쪽의 밤 풍경이 공포와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공간이었다고 회상하는 이세현은 기어코 “금기의 색”으로 자신의 기억을 재구성하기에 이른다. 가고싶지만 갈 수 없는, 아름답지만 만질 수 없는 풍경은 비단 북쪽을 바라본 풍경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개발이란 이름으로 훼손된 수많은 잃어버린 옛 풍경을 다시 기억해내고 이를 한 화면 안에서 새롭게 조합해 낸다. 그래서 그의 풍경은 유토피아적이다. 눈에 익숙한것 같지만 절대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다. 과거의 기억과 흔적을 소재로 삼았지만 그것을 구성하는 질서가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가장 한국적인 산야의 파편들을 모아 조합했지만 그 결과는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낯설다. 그것들을 구성하는 방식이 고전적인 의미의 중력의 법칙과 빛의 굴절 그리고 시점에서 자유롭기때문이다. 특히 붉은 색이 화면 속에서 모순적인 역학관계를 하나로 묶어주고 있어 놀랍낟. 한국인들에게 붉은 색은 심리적인 거리감과 위축감을 줄 수 있는 “피의 장벽”과도 같은 공포를 선사하는데, 이세현의 빨강은 관객의 무의식 속에 갇혀있던 금기된 상상력이 밖으로 나와 풍경 안으로 투사될 수 있도록 만든다. 장벽이자 통로 역할을 하는 셈이다. 장승효는 항상 움직인다. 그리고 자신의 움직임에 기생하는 시간의 파편들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뉴욕, 런던, 베이징, 서울을 오가며 부지런히 사진을 찍는다. 이전에 선ㅂ였던 대형 야외 설치 작품에서 보였었던 공간을 가득히 채웠던 횡적인 스케일에, 이제는 방대한 시간의 축적이란 종적인 스케일을 추가시켰다. 그의 이런 움직임은 컨텍스트가 어떻게 컨텐츠가 될 것이며, 이것이 어떻게 한 개인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며 변화시키게 전 과정을 보여준다. 비유하자면, 온 몸에 거울 파편을 붙이고 전 세계를 움직이며 자신의 몸에 반영된 주변 풍경들을 매 순간 입력해야 하는 로봇을 연상해 볼 수 있다. 작가는 한 개인의 정체성이 그가 어디를 여행하고 어떤 시각 정보를 자신의 기억에 입력했는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이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장승효의 풍경은 역사, 정치, 사회, 문화적 맥락을 의도적으로 충돌시킨다. 이는 거꾸로 말해, 사회적 거대 담론이 한 개인의 동선에 따라서, 혹은 한 개인의 시점과 가치관에 따라서 얼마든지 유동적으로 재조합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의 풍경은 디스토피아적이다. 자동차, 무기류, 오토바이, 화려한 야경과 고층빌딩 등 기계문명의 디테일들을 카메라로 담아내 이를 가지고 근육도 만들고 표정도 만들며 새로운 풍경을 조합해 내지만 그것이 전달하는 메세지는 미래에 있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과거에 뿌리내리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 뿌리는 사물과 사건이 발생하는 근원적인 원리에 대한 물음이다. 그리고 이 근원적인 원리 안에서 창조적인 충돌과 화합이 이루어진다고 믿기에 장승효의 번쩍이는 기계적 풍경 속에서 무엇을 발견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고민해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