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명: 환(幻) Solid Illusion
■ 참여작가: 박승모
■ 전시일시: 2011년 6월 7일 - 7월 7일
■ 관람시간: 오전 11:00 - 오후 6:00
■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30-21 gallery absinthe

 

실재가 보이지 않고 그 껍질만 보일 경우, 진실은 보이지 않고 그 윤곽만 보일 경우 사람들은 이를 허상이라고 말한다. 박승모는 허상(Illusion)을 고체화시켜 눈앞에 실재하게 만든다. 실재에 필적하는 존재론적 무게를 지닌 허상을 그려냈던 이전 알루미늄 껍질 작품과 많이 달라졌다. 허공에 떠 있는 이미지는 언제라도 사라질 신기루처럼 가볍다. 그래서 만들어진 이미지는 이전 작업보다 훨씬 가변적이고 불안정한 속성을 노출한다. 이는 의도적인 노출이다. 고체화된 이미지의 불안정성이 “원”으로 상징되어온 그의 시간 개념과 공간 개념에 작용하여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질 시각적인 환경을 만든 것이다.

전시 제목 환(幻)을 시가적인 일루전만으로 읽어선 안된다. ‘다시 돌아온다.’는 회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환(還)이기도 하다. 이는 작품 속에 시간적 요소가 숨어 있음을 의미한다. 전작에 이어 이번 신작 시리즈 역시 얇은 선의 연속이 겹쳐지고, 교차하며 만들어 내는 허상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시간의 축적이 만들어내는 알루미늄 와이어의 고정된 이미지와 다르게, 이번 작품의 허상은 동적인 요소를 어렵지 않게 획득하고 있다. 다가서면 사라지고 다시 거리를 두면 모습을 나타내는 허상은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모습을 달리한다. 가까이 다가서며 발견하는 얇은 스테인레스 와이어의 집합이 실재인지, 아니면 멀리서 모습을 드러내는 환영이 실재인지의 문제는 박승모에게 있어 중요하지 않다. 그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이미지가 변화하는 순간이다. 이는 실재와 허상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이기도 하고, 동시에 작품과 관객의 상호작용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 창조의 순간이기도 하다.

 

이대형 대표, Hzone Co.,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