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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지난 100년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변혁의 역사다. 식민지배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 전쟁의 폐허 속에서 경제 재건을 이루어냈고, 이제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자리매김했다. 불과 몇 세대 전만 해도 원조를 받던 나라가 이제는 국제사회에서 원조를 제공하는 국가로 성장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경제적 성취에 그치지 않고, 한국이 민주주의와 산업화를 동시에 이룩한 몇 안 되는 나라로서 전 세계에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오늘날의 한국은 문화 수출 대국으로 성장했으며, 이러한 성장의 밑바탕에는 한국 사회의 집단적 회복력과 혁신이 자리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디코딩 코리아》는 단순한 예술 전시가 아니다. 이 전시는 현대 한국 사회와 예술의 다면성을 탐구하는 철학적 여정이다. 참여하는 예술가들, 강이연, 김희천, 권하윤, 람한, 룸톤, 박준범, 이용백, 이이남, 염지혜, 정연두는 196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한국의 대표적인 예술가들이다. 그들과 함께 전시의 중심축을 이루는 백남준의 영상 아카이브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다. 백남준은 20세기를 살며 21세기를 상상한 예술가로, 기술을 예술의 한 부분으로 끌어들이며 새로운 형태의 예술을 제시했다. 그가 꿈꿨던 세상은 예술이 국경을 넘어 기술과 융합해 인류의 창조적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글로벌 커뮤니티였다. 이를 통해 백남준은 세계적인 미디어 아트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했으며, 그의 비전은 오늘날에도 미디어 아트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디코딩 코리아》 (2024.07.26 -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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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의 타이틀인 ‘디코딩’에서 알 수 있듯이, 《디코딩 코리아》는 ‘기억’, ‘권력’, ‘경계’, ‘기술’, ‘환경’ 등 한국 현대사를 설명하는 다양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사회에 숨겨진 복잡한 의미와 구조를 해독하는 작업이다. 그 중에서도 ‘기억’과 ‘권력’은 중요한 키워드로, 기억은 단순히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다루어진다. 기억은 특정 장소나 사물에 의해 형성되고, 집단적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출발점이기에, 예술가들은 이를 다각도로 탐구한다. 한편 ‘권력’은 사회적, 정치적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동력으로, 전시는 예술을 통해 이 권력의 작용과 그로 인한 사회적 변화를 조망한다. 이번 전시는 예술이 단순히 시각적 즐거움이나 미학적 성취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 정치적 담론을 형성하고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임을 보여준다.


결국, 《디코딩 코리아》는 단순히 한국 현대사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전 세계가 직면한 도전과제들을 예술적 렌즈를 통해 탐구하고 해결해 나가는 글로벌 담론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이 전시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다. 오늘날 디지털 기술을 통해 국가의 역사적 사건과 그 여파는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공유되며, 이를 통해 우리의 아픔과 희망이 다른 이들과 연결된다. 이번 전시에서 강조되는 기억과 소통의 힘은, 특히 세대를 초월한 집단적 기억이 지혜로 승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디코딩 코리아》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예술의 본질적인 힘을 보여주며, 동시대 문제를 예술적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한다. 예술이 국경을 넘어 세대와 세대를 연결하는 다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이 전시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비전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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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작가

강이연

김희천

권하윤

람한

룸톤

박준범

이용백

이이남

염지혜

정연두

그리고 백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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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기획/운영: Hzone, 아트플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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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감독

이대형

평론글

김홍희

이대형

제롬 상스

큐레이토리얼 팀

양근배

이현정(Judy Lee)

최고은

그래픽 디자인

김도형(그레이오발)

테크니션

곽동엽(씨투아테크놀러지)

이석훈(씨투아테크놀러지)

노영남(씨투아테크놀러지)

자문

다니엘 카펠리앙

백남준문화재단

번역

마리옹 질베르(마희용)

감수

다니엘 카펠리앙

아이오나 휘태커